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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방엔 줄자가 있다.

언제부터인가 가방에 줄자를 넣어가지고 다닌다.

시장이나 문구점에서 흔히 살 수 있는 수예용 줄자이다. 아주 정밀하지도 않고 오래 쓰다보면 눈금이 지워지기도 하는 싸구려 줄자이다.

자가 하는 일은 길이를 재는 일이다. 누구나 자를 이용해서 길이를 잰다. 자의 종류도 다양하다. 금속이나 아크릴로 만든 것도 있고 초정밀 자도 있다.

그럼에도 별로 정밀하지 않은 수예용 줄자를 가지고 다닌다.

 

대부분의 경우에 일상에서 줄자가 필요할 일은 없다. 그렇지만 돌아다니다 눈에 띄는 특별한 것이 있거나 마음에 드는 것이 있다면 자세히 살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자세히 살펴보는 것 중 하나가 치수를 재는 일이다.

흔히 쓰는 30cm 자는 가지고 다니기 힘들다. 물론 줄을 긋는 용도로는 좋지만 가방에 넣어 다니기는 불편하다. 그래서 노트에는 작은 자(10cm 남짓)를 가지고 다니기도 한다.

그런데 줄자는 여러가지로 쓰임이 많다. 곡선을 재기도 편하고 돌돌 말려 있으니 주머니에 쏙 들어간다.

눈대중으로 대충 가늠하는 것이 주는 아쉬움을 줄자는 쉽게 해결한다.

카페에서 커피를 먹다가 테이블의 크기를 잴 수도 있고 상점에서 파는 상품의 크기를 알아볼 수도 있다.

내 가방에 들어가는지? 집에서 쓸 수는 있는지? 나중에 쓰게 된다면 어느정도가 적당한지? 등등 눈에 띄는 것의 크기를 알아낸다는 것은 꽤나 흥미로운 일이다.

 

금속으로 만든 줄자는 길이가 다양하지만  수예용 줄자는 대부분 1.5m의 길이로 되어 있고 한쪽은 inch, 한쪽은cm로 되어 있다.

나는 1.5m는 좀 짧아서 찾아보니 2m 줄자가 몇 있다. 수예를 하는 사람들은 아마 1.5m 이상은 필요없는가보다.

어쨌든 2m 길이의 줄자도 크기나 모양이 다르지 않아 나는 그냥 2m 줄자를 쓴다.

자주 가지고 다니는 줄자가 플라스틱 케이스에 들어있어 보기에 좋지 않다. 그래서 줄자에 새로 옷을 입혀주었다.

가죽으로 꼼꼼하게 바느질해서 옷을 입혀주니 단순 작업용 줄자가 아닌 명품티가 난다. 비싼 볼펜으로 글을 쓴다고 잘쓰는 것은 아니지만 좋은 볼펜을 가지고 싶어하지 않는가?

같은 이치이다.

줄자에 가죽옷을 입히다 보니 줄자의 모양에 따라 여러 형태로 몇개 만들었다. 가죽도 다양하게 써보고..

별 가치 없는 물건이었을 수도 있지만 사용하는 사람, 용도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내가 늘 쓰는 물건을 존중하고 소중히 다루는 것이 중요하다.

가죽으로 옷을 입힌 줄자를 원하는 사람들이 있어 판매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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