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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스크린 수업

과정의 즐거움을 아는 분이었다.

 

연초부터 몇 번에 걸쳐 실크스크린 수업이 가능한지 물어보신 분이 있었다. 그동안 주중에 공방에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미루고 다시 약속 잡고 하다 4월 선거를 전후 해서 일정을 잡았다.

주말과 선거일(4월 10일)을 포함해 총 세번의 수업을 할 수 있었다.

전직이 그래픽 디자이너였고 최근 은퇴하신 분으로 오래전 학교에서 실크스크린 수업을 했던 기억을 바탕으로 제대로 한번 배워볼 생각으로 도전 한 것이다.

실크스크린이 대단한 지식이나 노하우가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물론 나만의 독특한 작업 결과물을 만들거나 대규모 상업적인 일을 한다면 쉬운 일은 아니다.

 

현업에서 은퇴하고 새롭고 다양한 일에 관심을 가지면서 접근하면서 하던 일과 연계가 있을 수 있는 실크스크린 작업이다.

처음 기본적인 원리와 준비 과정 간단한 결과물을 만들면서 한번 체험 보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과정의 즐거움을 알고 있는 분이란 생각이 들었다.

직접 디자인한 이미지를 종이나 천에 프린트 하는 과정에서 창의적이고 자신만의 시각으로 연출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 보니 흔한 공산품 처럼 프린트된 결과물이 아니라 자신의 의도가 들어가고 예측과 다른 결과에 만족한 것이다.

 

기초 이론을 배우고 노트와 천에 프린트 하고 감광기를 쓰지 않는 드로잉 플루이드를 활용하는 방법까지 마무리 했다. 디자인 일을 했던 감각을 바탕으로 꽤 성과 좋은 활동을 하실 것으로 보인다.

공예를 한다는 것, 직접 자신이 상상하고 시도하여 만들어 지는 결과에 기쁨을 느끼는 사람이 많지 않다. 수고가 들어가는 일보다는 손쉽게 돈을 주고 구매하는 것이 요즘이다.

그럼에도 상상하고 계획해서 시도하는 과정을 즐기고 자신의 결과를 만들어 내는 분들이 많아지면 좋겠다. 모두가 유명 예술가가 될 수는 없겠지만 충분히 자기 만족과 발전은 할 수는 있을 것이다.

 

아마도 AI가 뭐든 다할 것 같은 시대에 나의 존재감을 나타내는 방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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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농아인협회 손수건 프린트

2월에 강원농아인협회에서 지난해 이어서 올해도 주문이 들어왔다.

지난해에 손수건 몇백장 프린트 했었는데 이번에는 자그만치 3,500장이다.

주문을 받을 때는 크게 어렵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하다보니 3,500장은 며칠동안 씨름했다.

올들어 주중에 다른 일을 하다보니 어쩔 수 없이 주말에 몰아서 일을 해야 하는 바람에 거의 3주가 걸린 듯하다.

거기다 네가지 이미지에 각각 다섯가지 색으로 프린트 하다보니 시간이 더 걸린 것이다.

 

해보니 커다란 공장같은 장비를 갖추고 있지 않아서 소량 주문을 주로 하려고 했지만 이정도 물량은 소화가 가능하다.

티셔츠나 가방이 아니라 손수건에 작은 그림을 프린트하기 때문일 것이다.

틈틈히 이정도의 주문이 들어오면 실크스크린을 전문적으로 할만하다.

한장 프린트 할 때와 여러장 할 때 그리고 대량을 할 때 모두 작업성이 다르다. 갖추어야 할 것도 있고 시간 배분이나 사전 작업을 얼마나 잘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고 생산성에서 차이가 난다.

그동안 노트 몇백권, 파우치 몇십개 만들었지만 이번에 배운 것은 대량 작업할 때 준비해야 하는 것을 안 것이다.

결국 이렇게 한번씩 경험하면서 실력이 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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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곳에 간판을 달다

계획대로 춘천로그가 1월 초에 이전을 완료하였다. (이전한 곳은 춘천 성심로 23, 한림대 병원앞에서 투썸 방향으로 200미터)

이전 후 짐 정리하고 구성을 바꾸고 상품을 펼치면서 마지막으로 간판을 달았다.

전에 쓰던 초록색 천막으로 된 간판과 한쪽 기둥에 작지만 큐브간판을 달아 밤에도 잘 보이도록 했다.

대부분 정리는 된 상태다.

 

그러던 중 1월 중순에 갑자기 새로운 일이 생기는 바람에 주중에는 매장을 지킬 수 없게 되었다. 주말에만 매장에 나오고 필요할 때 밤에 나올 수밖에 없다.

그래서 설 전까지는 동생이 나오기로 했다. 동생 역시 가죽공예를 하고 있고 나와는 다른 분위기의 작품을 만들고 있으니 오히려 매장 운영에는 불편을 없을 것이다.

 

설 이후에는 아내가 운영하는 재봉틀 공방 슬로우웍스가 이전해 온다. 그렇게 되면 처음 구상한 대로 춘천로그에서 가죽공예와 재봉틀 공예를 함께 하게 되는 것이다.

거기다 실크스크린 작업도 하고 있으니 시너지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딸이 하고 있는 수제 노트 제작과 디자인 문구도 연계를 하게 될 것이고 필요하면 역시 한 공간에 모이는 것을 고려한다.

춘천로그에서는 여러 공예를 함께 할 수 있는 복합 공예 문화 공간이 되는 것이다.

 

교육과 판매는 물론 주문을 통해 단체 상품과 기념품, 굿즈 등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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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술은 새 부대에? 새 부대에는 새 술을?

어떤 것이 맞는 것인지? 우선인지 모르겠다.

춘천로그가 1월 초 이전하면서 많은 변화와 발전을 만들고자 한다.

전혀 다른 새로운 일을 하는 것은 아니다. 새롭고 변화된 공간으로 옮기면서 지금보다 발전적인 일을 하고자 한다.

 

그동안의 단순한 공방 수준을 넘어서 복합 공예 문화공간을 만들어 보고자 한다. 간판의 이름이 아니라 운영 방침이다.

아마도 시작 단계에서는 가죽공예, 실크스크린, 수제노트, 재봉틀, 목공예 부터 체험과 교육 그리고 해당 상품 판매를 위한 공간으로 만들어 갈 생각이다.

모든 것을 혼자 하지는 않는다. 일부는 직접 하지만 몇 가지는 다른 공방과 협력을 통해 지원 받고 운영할 생각이다.

 

보통 체험이라 하면 초등학생 수준의 활동을 생각하지만 그 보다는 성인들의 진짜 공예 활동을 통한 문화 공간이 되도록 할 생각이다.

그리고 판매 가능한 상품은 최대한 판매 할 것이다.

옮겨 가는 곳이 한림대학교와 병원이 가까운 곳이다. 학생 뿐 아니라 여러 사람들이 오가는 곳이다.

춘천이 거리에 사람들이 별로 없는 지방의 소도시 이긴 하지만 그래도 찾아올 만한 곳에 있다. 사람들이 찾아올 만한 콘텐츠를 채우고 환경을 만들면서 알리는 것이 관건이다.

 

춘천의 대표적인 공예 문화 공간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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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로그 이사갑니다.

춘천로그 이사 갑니다.

2024년을 맞이할 준비 중 가장 큰 일입니다.

2년 동안 있던 매장을 1월 초에 옮기기로 했습니다. 지금 있는 곳에서 멀지 않습니다. 같은 교동이더라구요.

한림대학교 병원 앞에서 200미터 정도 내려오는 곳으로 갑니다.

 

지금의 공간 대비 두배 이상 커지는 곳입니다. 어려운 시기이긴 하지만 큰 변화를 선택했습니다.

하는 일은 지금과 비슷하고 콘텐츠를 더 많이 늘릴 것입니다. 물론 더 열심히 해야겠지요.

 

공간이 넓어지는 만큼 다양한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고민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작업할 수도 있고 꽤 큰 단체 수업도 가능하며 판매하는 상품도 늘어날 것입니다.

 

이번달로 춘천으로 이사온 지 만 7년이 되었습니다. 계속 움직이면서 나의 자리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이번 변화도 그런 가운데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1월이면 더 발전된 춘천로그를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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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위한 실크스크린

더운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왔는데 곧 겨울이 오겠다.

여름에 입던 반팔 티셔츠를 치우고 긴팔 티셔츠를 준비했다. 작업용으로 공방에서 입기 위해 실크스크린으로 프린트했다.

적절한 디자인으로 프린트하고 나면 상품성이 높아진다. 그래서 주문을 받아 제작하고 있다.

대부분의 티셔츠 업체에서 프린트 해주지만 많을 수량을 주문할 때 가능하다.

그래서 소량 중심의 주문을 받는다. 한장도 가능하지만 너무 적은 수량은 어쩔 수 없이 제판비 때문에 단가가 좀 올라간다.

티셔츠 뿐 아니라 각종 행사에 사용하기 좋은 기념품 프린트 주문도 받고 있다.

가장 최근 받은 주문은 춘천 요선동 행사에 필요한 파우치 60장 주문이다. 적지 않은 수량이지만 막상 파우치 업체에서는 꺼리는 수량이다.

그러나 작은 행사에 1, 20장 정도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 주문할 곳이 마땅치않다.

그런 고객을 위해 소량 주문을 받는다. 지금은 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기에 대규모 주문이 오히려 어렵다.

 

최근 감광액을 바꿨다. 감광액을 만들어 놓으면 1, 2 개월 내에 사용하라고 하기에 주기적으로 새로 만들어야 한다. 지난번 만들어 놓은 것을 좀 오래 쓰다 보니 감광이 잘 안되는 문제가 생겼다.

다시 작업할  일이 많아질 것 같아 새로 만들고 판도 다시 만들어 놓았다.

뭐든 게을러지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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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방 구조를 바꿨다.

추석 연휴 중에 있는 10월 1일, 연휴가 길어진 느낌이라 공방 구조를 바꾸기로 했다.

구조를 바꾸고 장차 운영에 대한 계획도 수정했으면 한다.

하루에 다 바꾸고 정리하는 것은 역시 어렵다. 이사가는 것처럼 큰 것들 자리잡고 나머지는 천천히…

 

공방이 가로로 긴 구조로 입구에 들어서면 좌우로 길고 폭은 좁다.

그래서 그 동안 좌 우 그리고 가운데를 각각의 용도로 생각하고 사용했다.

이번에는 좀 다른 분위기로 만들었다. 입구에 들어서면 앞에 가로로 약 3미터의 인포데스크 처럼 약간 높은 테이블을 놓고 그 뒤에 작업대를 놓았다. 바깥에서는 작업하는 테이블 위의 지저분한 것이 좀 덜 보이고 손님들이 함부로 안으로 들어오지 않도록 했다.

들어와서 오른쪽으로는 상품을 늘어놓은 매대를 놓고 여유 있는 공간으로 조정했다.

왼쪽은 컴퓨터 작업과 싱크대 등이 있는 업무 공간으로 활용하게 된다.

 

좀 전문적인 매장으로 보이길 바라는 마음에 변화를 줬지만 크게 느낌이 와 닿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앞으로 운영에 대한 변화도 함께 고민하는 계기가 된다.

좀 다른 방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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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마음산책 1회 리뷰

도시마음산책 프로그램에 참여한 춘천로그 프로그램 중 1회 4차시가 끝났다.

매주 수요일 저녁 6시에 모여 “가죽공예를 통한 몰입과 관계형성”  주제로 각자 두개의 작품을 만들었다.

1회가 끝나고 곧 2회가 시작된다. 2회 역시 4차시로 진행하며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 30분에 할 생각이다.

 

1회를 마무리 하면서 결과를 보면 가죽작품을 만드는 것에 대해서는 기대 이상으로 만족해 했지만 본래의 취지인 몰입과 관계 형성은 부족했던 것 같다.

참여한 사람들이 가족을 포함해서 이미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진행이 목적에서 벗어날 수 밖에 없었다.

1회의 모집 과정이 촉박 하기도 했고 참여자를 필터링 할 방법도 없었으니 어쩔 수 없었다. 그럼에도 새로운 만남의 기회를 만들고 자연스러운 대화를 할 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아쉽다.

 

1회의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2회는 약간의 변화를 생각해봐야겠다. 2회는 서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참여하는 것 같지는 않기에 많은 대화와 이해의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가죽작품을 만드는 것도 좀 비중을 줄이고 미리 정의한 아이템을 가볍게 만들 수 있도록 해야겠다.

이 프로그램이 무료 강좌 프로그램이 아니므로 참여자 역시 가죽공예를 무료로 하는데 초점을 맞추면 안될 것이다.

어쨌든 운영하는 사람이 좀 더 신경쓰고 취지를 살리는 방안을 찾아야겠다.

 

모집 공고를 내면서 참여 신청이 많아 반가웠지만 막상 시작해보니 무료 강좌로 인식하는 것이 아쉬웠다.

이것은 앞으로도 숙제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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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 동호회를 하고자 합니다.

좋은 취미 하나쯤 필요하죠? 만드는 것이 즐거운 분들을 위해서

춘천로그에서 가죽을 취미로 다루고 싶은 분들을 위한 동호회를 운영하고자 합니다.

 

가죽공예의 기초는 알고 있지만 도구가 없어서, 공간이 없어서, 시간이 없어서 소원해졌던 취미를 함께 해 보고자 합니다.

전혀 경험이 없지만 관심이 있는 분들은 한두달 정도 기초를 배우면 충분합니다.

공방에서 기초 강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공방에서 가지고 있는 도구와 약품을 사용하면 됩니다.  다만 가죽은 본인이 준비 해야 합니다.

동호회이기 때문에 가죽 시장에도 함께 가서 필요한 것들을 공동으로 구매한다거나 가죽 이외의 다른 작업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공간을 내어주고 도구와 약품을 사용해야 하므로 하루 4시간 기준으로 약간의 비용은 받을 생각입니다.

대신 공방이 열려있을 때는 자유롭게 와서 상상하는 것을 만들 수 있습니다.

동호회라고 엄격한 규칙이나 의무는 없습니다.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기본적인 예의만 있으면 됩니다.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모이지도 않을 것입니다. 정기적인 모임도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나에게 필요하고 상상한 나만의 것을 만드는 즐거움을 함께 느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모임의 이름은 [클럽 오후]로 정했습니다.

동호회에 참여하고 싶은 분들은  부담없이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클럽 오후에 대한 별도의 페이지를 만들었어요 방문해 보세요

 

V도시마음산책 포스터

춘천 “도시마음산책”

춘천에서 8월 말부터 도시마음산책 프로그램을 한다.

춘천형 연결사회 지역거점 프로그램으로 춘천문화재단이 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지역문화진흥원이 주최하는 것이다.

주제는 제목과 같이 지역 주민들의 고립감을 해소하고 관계 형성을 통해 연결망 복원이다.

2023년 하반기에 진행하는 프로그램이지만 조금 늦게 시작하면서 일정 수립과 계획이 바빠졌다.

총 2차시가 진행되며 각 차시 마다 2회 프로그램이 돌아간다. 한회가 한달 동안 4회의 모임을 갖는 구조다.

 

춘천로그는 1차시에 참여하여 가죽공예를 통한 몰입과  관계 형성을 주제로 진행한다.

갈수록 대중 속에서 고립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고립감을 해소하기 위해서 집중하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활동을 사람들 사이에서 늘려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프로그램은 공공기관이 주최 하기 보다는 민간에서 다양한 형태의 활동이 일어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갈수록 공공이 지원하지 않으면 정상적인 프로그램이 운영되지 않는다. 시민들은 공공의 지원을 받으니 좋기는 하지만 건강한 생태계에는 역기능이 많기도 하다.

모든 것을 공공이 할 수는 없다. 공공의 역할은 최소한으로 하고 민간에서 시민들 사이에서 자생적으로 활성화 되는 것이 수준도 높아지고 경제도 활발히 돌아갈 수 있다.

공공이 강한 힘을 발휘하면 민간이 죽는다.

 

알면서도 많은 사람들은 공공에 기댈 수 밖에 없다. 현실적인 한계가 크다.

시민들도 공공에서 지원하는 기본적인 프로그램 다음에 스스로 이런 활동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고립감 해소를 위한 지원은 공공이 하지만 결국 스스로의 문제이다. 그 초기 지원 사업을 춘천로그에서도 참여 하는 것이다.

 

급하게 짜여진 일정이라 8월 22일부터 시작한다. 춘천의 많은 분들이 참여하면 좋겠다.

자신의 관계망을 넓히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가죽공예를 배울 수 있다.